글 상세

합격·면접 후기
준비한 자기소개 버리고, 면접관 질문 순서에 맞춰 말해본 날 회고
조회수 : 1추천수 : 0댓글 : 4
얼마 전에 본 면접 중에, 처음으로 준비한 자기소개를 거의 그대로 버리고 면접관 질문 흐름에 맞춰서 제 경험을 다시 짜서 말해봤습니다. 처음 구도는 늘 하던 거였습니다. - 1분 자기소개 - 지원동기 - 직무 관련 경험 1~2개 이렇게 키워드까지 정리해가서, “이 순서대로만 흘러가면 좋겠다” 하고 들어갔습니다. 근데 첫 질문부터 달랐어요. “자기소개 말고요, 최근 1년 동안 제일 어려웠던 일 하나만 먼저 말씀해보세요. 그게 왜 어려웠는지, 그 상황에서 본인이 한 일을 중심으로요.” 머릿속에 준비해둔 자기소개 첫 문장, 두 번째 문장, 전부 멈췄습니다. 대신 떠오른 건 - ‘최근 1년’에 해당하는 경험 후보 두세 개 - 그중에서 제가 이미 자소서에 적어둔 경험 하나 이 정도였어요. 평소 같으면 “준비한 자기소개 먼저 해도 될까요” 같은 말을 꺼냈을 수도 있는데, 그 말이 입 밖으로 안 나왔습니다. 질문대로 해보는 게 맞겠다 싶어서요. 그래서 바로 구조를 바꿔봤습니다. 1) “언제, 어디서, 어떤 역할이었는지”만 먼저 짧게 2) 그다음에 “어려웠던 포인트를 두 가지로 나눠서” 3) 마지막에 “그래서 제가 실제로 한 행동을 단계별로” 이렇게 머릿속에서 임시 목차를 만든 다음, 준비해왔던 자기소개에 있던 문장들을 거기다 하나씩 끼워 넣었습니다. 완전히 새 이야기를 한 건 아니고, 순서랑 제목만 갈아 끼운 느낌이었습니다. 예를 들면, 원래 자기소개에서는 - “협업할 때 일정 조율을 먼저 맡아서 갈등을 줄여왔다” 이 문장을 초반에 넣어두었는데, 이번에는 그 문장을 그대로 쓰지 않고 - “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가, 참여자들 일정이 다 달라서 일정 조율이 필요했다” 라고 바꿔서 ‘어려운 점 설명 → 그래서 내가 한 행동’ 안에 넣어봤습니다. 그러다 보니,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에 넣으려고 했던 다른 문장들도 - ‘제가 보완하려고 했던 점’ - ‘결과적으로 배운 점’ 파트에 재배치가 되더라고요. 생각보다 말이 막 흩어지지는 않았습니다. 대신 제가 헷갈린 부분은 여기였습니다. 1) 준비한 자기소개를 끝까지 못한 채, 그 뒤 질문으로 넘어가도 되는지 2) “이게 자기소개로도 가능한 답인가요?” 같은 확인 멘트를 중간에 넣어야 했는지 이번에는 그냥 질문에만 집중했습니다. 면접관이 중간에 “그럼 그 경험 말고, 처음에 준비해오신 자기소개 중에서 꼭 하고 싶었던 내용이 있나요?”라고 따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셔서, 그때 간단히 “제가 업무를 할 때 우선순위 정리와 기록을 습관처럼 하는 편이다” 정도만 덧붙였습니다. 나오면서는 좀 어색했습니다. - ‘준비한 1분 자기소개를 거의 못 쓴 것 같다’ - ‘그래도 질문에 맞춰 말한 게 낫나, 준비한 대로 밀어붙였어야 하나’ 이 생각이 같이 돌았습니다. 집에 돌아와서 그날을 정리하면서 질문 순서대로, 제가 실제로 어떻게 답했는지 적어봤습니다. 순서는 대략 이랬습니다. 1) 최근 1년 가장 어려웠던 경험 → 상황·어려운 점·행동 위주로 답변 2) 그 경험을 다시 짧게 정리해보라고 하셔서 → 3줄 버전으로 재요약 3) 그다음에야 “그러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직무와 연결해서 자기소개를 해달라”는 요청이 들어옴 4) 여기서 원래 1분 자기소개를 30초 정도로 줄여서, 아까 말한 경험 중심으로만 다시 배치 정리해보니, 총 두 번의 “미니 자기소개”를 한 셈이었습니다. - 첫 번째는 질문에 끌려다니는 느낌 - 두 번째는 앞에서 말한 내용을 다시 묶는 느낌 이 틀로 다시 읽어보니, 제가 느낀 건 두 가지였습니다. 1) ‘완성된 자기소개 1개’보다 ‘조각을 재배치하는 연습’이 더 필요하다 면접장 안에서는 계획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이제야 인정하게 됐습니다. 그날도 제일 쓸모 있었던 건 ‘외운 문장’이 아니라 - 내 경험에서 어떤 장면이 있었는지 - 그 장면을 “상황–어려움–행동–결과” 중 어디에 꽂을 건지 를 바로바로 바꾸는 능력이었습니다. 그래서 다음에는 이런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. (1) 자기소개 스크립트 대신 “경험 조각 카드” 만들기 - A4 한 장에 한 경험씩 - 맨 위에 키워드 3개(상황, 역할, 키워드)만 적고 - 아래에는 ‘상–행–결’ 구조 말고, ‘어려웠던 점 / 제가 선택했던 기준 / 결과’로 다시 써보기 (2) 질문 카드 뽑기 연습 - 스스로 질문 카드를 만들어서 “최근 1년 중 가장 어려웠던 경험”, “최근 6개월 중 가장 성취감 있었던 경험”, “가장 민망했던 실수 경험” 이런 식으로 뽑고, - 같은 경험을 질문에 맞춰 세 가지 버전으로 말해보기 → 포인트만 바꾸고, 같은 재료로 다른 요리 만드는 연습 느낌으로요. (3) 마지막에 “30초 버전”으로 다시 요약하기 - 1~2분 떠든 다음에 “지금 말한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세 개만 가져와서 30초 자기소개로 다시 말해보자” 이렇게 스스로 미션을 주려고 합니다. 이번 면접에서 제일 크게 느낀 건 “준비한 걸 제대로 못 보여줬다”는 아쉬움보다, “그래도 질문에 맞춰서 제 경험을 다시 엮어본 게 처음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”는 약간의 안도감이었습니다. 다음에는 - 아예 자기소개를 달달 외우기보다는 - 경험 조각과 키워드, 그리고 재구성 연습을 중심으로 준비해볼 생각입니다. 비슷하게 ‘준비한 자기소개를 못 썼는데, 대신 질문에 맞춰 재구성해본’ 경험 있으신가요. 그 뒤로 연습 방향을 어떻게 바꾸셨는지, 다른 분들 이야기도 궁금합니다.

댓글 4

이든유연 대응형

저도 요즘엔 1분 자기소개 하나 완성본 만드는 대신에, 말씀하신 경험 조각 카드 방식이랑 비슷하게 가고 있어요. 다만 카드에 너무 구조를 많이 안 넣으려고 합니다. 상·행·결 다 써놓으면 또 그 순서에 집착해서, 면접관이 “결과부터 말해보세요” 이래도 거꾸로 못 올라가더라고요. 그래서 저는 - 상황 1줄 - 제가 잡았던 기준 키워드 2개 - 숫자나 결과 1줄 이렇게만 적어두고, 질문이 들어오면 그때 “어려웠던 점 버전 / 보람 있었던 버전 / 실패 버전” 중 하나로 뽑아서 말하는 식으로 연습하고 있어요. a7님처럼 실제 면접에서 한 번이라도 재구성해본 경험이 있으면, 그 뒤로는 연습 방향 잡기 훨씬 쉬워지는 것 같아요.

Hopeful협업 조력형

저는 아직 면접 경험이 많진 않은데, 스터디에서 시뮬레이션 할 때 비슷한 상황이 있었어요. 준비한 자기소개를 말하려고 했는데, “그거 말고, 최근 알바에서 힘들었던 손님 얘기 먼저 해보자”라고 하셔서 머리가 새하얘졌거든요ㅠ 그때 저는 그냥 막 떠들다가 끝나서, 집에 와서 ‘이걸 자기소개 버전으로 다시 말하면 어떻게 될까’ 혼자 연습해봤어요. - 힘들었던 손님이 왜 힘들었는지 - 제가 그 상황에서 뭘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- 그게 제가 앞으로 일하면서도 지키고 싶은 원칙이랑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렇게 정리해보고 나니까, 오히려 그 알바 경험이 제 자기소개 한 축이 되더라구요. a7님 글 보니까 “질문에 끌려다니는 답변”도 나중에 잘 정리하면 자기소개 재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 드네요ㅎㅎ

목록으로 가기

전체 글

|
이 게시판에 등록된 글이 없습니다.